덕테이프를 보고 든 생각
2026년 4월에 인스타 스토리에 쓴 글을 옮겨왔습니다.
나는 딥 러닝 리서처이지만, 가끔은 내가 연구를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거대한 시스템이 만든 결과물을 뒤늦게 따라가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이제 차이는 질문이나 통찰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주 많은 계산 자원과 데이터, 배포 능력을 가진 소수의 조직이 방향을 정하고, 나머지는 그것을 소비하거나 응용하는 위치로 내몰린다. 그럴 때면 딥 러닝 연구자인 나조차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것 아닌가 느끼곤 한다.
더 불편한 것은 사람들이 이런 집중을 점점 자연스러운 질서처럼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불안은 거의 공기처럼 유통되고, 뒤처질지 모른다는 공포는 너무 쉽게 상품이 된다. 어떤 사람들은 그 공포를 증폭시켜 영향력과 돈을 얻는다. 그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두려운 것은 단지 개인적 낙오뿐 아니라, 권력이 한쪽으로 넘어가는 과정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가 무료에 가까운 워크숍을 계속 여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작은 저항에 가깝다. 거대한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배움과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싶기 때문이다. 모두가 독점과 조급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움직일 때, 나는 적어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아이러니한 건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클로드 코드로 일을 하고 있다는 점. 어쩌면 그래서 이 글이 더 의미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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